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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강아지는 평소엔 착하고 순한 편이지만, 목욕만큼은 유독 거부감이 심하다. 물소리만 들리면 숨어버리고, 욕실 문 앞에서는 리드를 잡아도 절대 안 움직이려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간식을 활용한 ‘심리전’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우선 목욕 전에는 간식을 보여주면서 욕실 문 근처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문턱까지 왔을 때 ‘앉아’를 시키고, 성공하면 바로 간식을 준다. 그러면 욕실 문 앞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줄어든다. 다음에는 욕실 안으로 한 발 들어오면 또 하나, 몸에 물을 묻히기 시작하면 또 하나. 이렇게 세분화된 보상으로 긍정적 기억을 심어주는 게 핵심이다. 한 번에 많은 걸 시도하기보다, 작은 단계마다 간식으로 칭찬해주면 강아지도 ‘목욕=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바뀌는 걸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예전처럼 극도로 도망치진 않는다. 무엇보다 목욕 후 마지막 간식을 먹을 때 강아지 눈빛이 “그래도 오늘은 괜

    찮았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