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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강아지는 목욕날만 되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평소엔 내가 움직이는 소리만 나도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상하게 수건과 샴푸를 꺼내는 기척만 느껴지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숨는다. 소파 밑, 테이블 밑, 심지어는 커튼 뒤까지 숨어서 절대 나오지 않으려 한다. 처음엔 억지로 끌어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서로 스트레스만 커졌다. 그래서 요즘은 슬쩍 간식이나 장난감을 활용해 먼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 후, 천천히 욕실 근처로 유도하는 방식을 쓴다. 리드를 채우고 산책 가는 척하다가 욕실로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눈치는 챈다. 들어가면서도 고개를 돌려 나를 째려보는 것 같지만, 일단 들어가면 포기하고 얌전히 있는 편이다. 중요한 건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긍정적인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꼭 간식을 주거나 칭찬을 해주고, 따뜻한 수건으로 감싸 안아주면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망치는 이유도 결국 두려움이기 때문에, 천천히 익숙해지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