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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정말 알 수 없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 강아지 역시 목욕은 극도로 싫어하지만, 드라이기는 좋아한다. 욕실에 데려갈 때는 필사적으로 도망가고, 문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버티기도 한다. 그런데 목욕이 끝나고 드라이기 소리를 켜면, 마치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털썩 앉아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바람이 나오기 시작하면 눈을 감고, 몸을 맡긴 채 가만히 있는다. 특히 따뜻한 바람이 몸에 닿을 때면 기분 좋은 듯 꼬리를 천천히 흔들기까지 한다. 나중엔 드라이기 바람을 직접 쐬려고 얼굴을 바람 쪽으로 들이밀기까지 한다. 이런 모습이 너무 대조적이라 매번 웃음이 난다. 왜 싫어하는 건 욕실이고, 좋아하는 건 드라이기일까? 아마도 물에 젖는 촉감은 불편하고, 따뜻한 바람은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자기만의 취향과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이 있는 걸까? 목욕할 땐 그토

    록 고생시키더니, 드라이기 앞에서는 천사가 되는 너,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