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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겪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걷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다. 나는 분명히 오른쪽 골목으로 가려고 리드를 잡고 있었는데, 강아지는 갑자기 왼쪽으로 확 돌아간다. 방향을 바꾼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면 대부분 냄새 때문이다. 지나가던 강아지가 남긴 흔적이 남아 있거나, 어제 맡았던 냄새와 다른 뭔가를 감지한 듯하다. 강아지의 코는 사람보다 수십 배 민감하다더니, 길 위의 모든 이야기를 코로 읽고 있다는 게 실감난다. 그럴 땐 억지로 끌기보다 잠시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골목이나 모퉁이를 따라가다 보면 강아지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나오기도 하고, 뜻밖의 발견을 할 때도 있다. 물론, 사람이 바쁜 시간에는 불가능할 수 있지만,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땐 강아지의 방향 전환을 따라가 보는 것도 소소한 모험이 된다. 결국 그게 산책의 묘미 아닐까. 일정한 루틴보다도, 예측

    못한 변화 속에서 강아지와 더 많이 교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