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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는 시간을 정확히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강아지를 보면 정말 그 말이 맞다는 걸 느낀다. 매일 저녁 7시쯤만 되면 어김없이 나를 응시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냥 우연인가 했지만, 지금은 확실하다. 산책 시간이 다가오면 미리 자리를 잡고 앉아 나를 바라본다. 가끔은 고개를 갸웃하거나, 앞발로 내 다리를 톡톡 치기도 한다. 마치 “지금이야, 안 나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도 피곤한 날엔 누워 있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 눈빛을 보면 결국 못 이기는 척 일어난다. 현관으로 다가가 신발을 신으려 하면 강아지는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리드 줄이 걸려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그 순간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결국 오늘도 녀석의 눈빛에 진 채 함께 집을 나선다. 그렇게 시작된 산책은 나에게도 결국 좋은 시간이 된다. 가끔은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가 내 하루를 움직이게 한다. 이 루틴이 반복되며 점점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